배틀로얄 장르의 역사 — 영화 배틀로얄에서 배틀그라운드·포트나이트까지
배틀로얄 게임의 뜻과 이름의 유래, 마인크래프트·아르마 모드에서 배틀그라운드·포트나이트·에이펙스 레전드로 이어진 장르의 역사와 설계 특징을 정리합니다.
수십 명에서 100명에 이르는 플레이어가 맨손으로 한 섬에 떨어져 무기를 줍고, 점점 좁아지는 안전 구역 안에서 마지막 한 명 또는 한 팀이 남을 때까지 싸웁니다. 이것이 배틀로얄 게임의 기본 모습입니다. 2010년대 후반 이 장르는 게임을 넘어 대중문화 현상이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배틀로얄이라는 이름이 어디에서 왔는지, 마인크래프트와 아르마 같은 게임의 모드에서 시작된 장르가 어떻게 독립된 게임으로 자리 잡았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정리합니다.
배틀로얄 게임이란 무엇인가
배틀로얄 게임은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의 한 장르로, "최후의 1인" 규칙에 생존 게임의 탐색과 수집 요소를 합친 형태입니다. 한 판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 모든 플레이어가 비행기 등에서 뛰어내려 넓은 지도에 흩어집니다. 착지 지점은 각자 고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처음에는 장비가 거의 없습니다. 지도 곳곳에 무작위로 놓인 무기와 방어구, 회복 아이템을 찾아야 합니다.
- 시간이 지나면 안전 구역이 줄어듭니다. 구역 밖에 있으면 피해를 입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점점 한곳으로 모입니다.
- 대부분 목숨은 하나이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한 명 또는 한 팀이 승리합니다.
팀 모드에서는 쓰러진 동료를 일정 시간 안에 살려 낼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작 위치, 아이템 배치, 안전 구역의 위치가 모두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판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이름의 유래: 소설과 영화 『배틀로얄』
장르의 이름은 2000년 일본 영화 『배틀로얄』에서 왔습니다. 이 영화는 다카미 고슌(高見広春)이 1999년에 발표한 같은 이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2000년에는 만화로도 나왔습니다. 작품 속에서 학생들은 외딴섬에 갇혀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서로 싸워야 하고, 금지 구역이 점점 늘어나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집니다. 무기와 물품은 현장에서 구해야 합니다.
강제로 서로 싸워야 하는 규칙, 줄어드는 공간, 무작위로 얻는 무기라는 세 가지 요소는 그대로 게임 장르의 기본 규칙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 이후 일본에서는 『간츠』, 『미래일기』, 『BTOOOM!』 같은 비슷한 주제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이긴다"는 규칙 자체는 훨씬 오래되었습니다. 1990년 『봄버맨』처럼 최후의 1인 규칙을 가진 멀티플레이 게임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넓은 지도에서 물자를 모으며 살아남는 방식은 생존 게임 장르가 먼저 대중화했습니다.
모드에서 시작하다(2012~2016)
게임 장르로서의 배틀로얄은 다른 게임의 모드에서 출발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헝거 게임: 2012년 영화 『헝거 게임』이 개봉한 직후, 마인크래프트용 서버 플러그인 "헝거 게임"(이후 "서바이벌 게임즈"로 이름 변경)이 만들어졌습니다. 플레이어는 지도 중앙의 상자 근처에서 시작하고, 마지막 생존자가 승리합니다.
DayZ와 그 파생 모드: 2012년 8월 공개된 아르마 2의 모드 『DayZ』는 좀비가 돌아다니는 넓은 세계에서 생존하는 게임이었습니다. 플레이어끼리의 전투도 가능했지만 지도가 넓어 마주칠 일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더 잦은 전투와 분명한 승자를 원한 사람들이 새로운 모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플레이어언노운의 배틀로얄 모드: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플레이어언노운(PlayerUnknow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브렌던 그린(Brendan Greene)이 2013년에 처음 공개한 DayZ용 배틀로얄 모드입니다. 영화 『배틀로얄』에서 직접 영감을 받아 줄어드는 플레이 구역을 넣었고, 무기를 지도 곳곳에 무작위로 흩어 놓았습니다. 그린은 2014년 아르마 3용으로 이 모드를 다시 만들었고, 이후 『H1Z1: 킹 오브 더 킬』의 자문으로도 참여했습니다.
독립 게임의 시대(2017~2018)
장르를 결정적으로 키운 것은 2017년에 나온 두 게임입니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브렌던 그린은 한국 블루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해 자신이 생각한 배틀로얄을 독립된 게임으로 만들었습니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UBG)』는 2017년 3월 스팀 앞서 해보기로 공개되어 같은 해 12월 정식 출시되었습니다. 2017년 9월에는 스팀 동시 접속자 수 기록을 130만 명 이상으로 경신했고, 장르를 정의한 게임으로 평가받습니다. 2018년 2월에는 모바일판 『PUBG 모바일』이 출시되었습니다. 블루홀은 2018년 지주회사 크래프톤을 세웠고, 게임은 2021년 『PUBG: 배틀그라운드』로 이름을 바꾼 뒤 2022년 1월부터 무료로 전환되었습니다.
포트나이트 배틀로얄
에픽게임즈는 협동 생존 게임 『포트나이트』를 앞서 해보기로 내놓은 상태였습니다. 배틀로얄의 가능성을 본 에픽은 2017년 9월 무료 게임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을 공개했습니다. 건물을 짓는 건설 요소, 밝은 그림체, 무료 모델, PC·콘솔·모바일을 넘나드는 크로스 플랫폼 지원이 특징이었습니다. 2018년에는 매출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앞질렀고, 유명 스트리머와 연예인의 방송을 통해 게임 밖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시기 아시아에서는 넷이즈의 『황야행동(Knives Out)』, 가레나의 『프리 파이어』 같은 모바일 배틀로얄도 크게 성장했습니다.
대표작 한눈에 보기
| 연도 | 게임 | 개발 | 의의 |
|---|---|---|---|
| 2012 | 서바이벌 게임즈(마인크래프트 플러그인) | 커뮤니티 | 헝거 게임식 최후의 1인 모드 |
| 2013 | DayZ 배틀로얄 모드 | 브렌던 그린 | 줄어드는 구역·무작위 무기 도입 |
| 2017 |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 블루홀(현 크래프톤) | 장르를 정의한 독립 게임 |
| 2017 | 포트나이트 배틀로얄 | 에픽게임즈 | 무료·건설·크로스 플랫폼으로 대중화 |
| 2017 | 프리 파이어 | 가레나 | 모바일 전용으로 출발한 대표 배틀로얄 |
| 2019 | 에이펙스 레전드 | 리스폰 엔터테인먼트 | 캐릭터 능력과 핑 시스템 |
| 2019 | 테트리스 99 | 아리카, 닌텐도 | 퍼즐 게임에 배틀로얄 규칙 적용 |
| 2020 | 콜 오브 듀티: 워존 | 인피니티 워드, 레이븐 소프트웨어 | 대형 프랜차이즈의 무료 배틀로얄 |
주류가 된 이후(2018~현재)
두 게임의 성공 이후 대형 퍼블리셔들이 잇따라 뛰어들었습니다. 액티비전은 2018년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4』에 배틀로얄 모드 "블랙아웃"을 넣었고, EA는 『배틀필드 V』에 같은 형식의 모드를 추가했습니다. 2019년 2월 EA와 리스폰 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무료 게임 『에이펙스 레전드』는 출시 한 달 만에 5,000만 계정을 넘겼습니다. 2020년 3월에는 『콜 오브 듀티: 워존』이 무료로 출시되었습니다.
반대로 실패한 사례도 많았습니다. 배틀로얄은 한 판에 많은 인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동시 접속자가 충분하지 않으면 매칭 자체가 어렵습니다. 2019년 말까지 수십 개의 배틀로얄 게임이 나왔지만 동시에 큰 인기를 유지한 것은 두세 개뿐이었고, 몇몇 게임은 출시 몇 달 만에 서비스를 접었습니다.
배틀로얄 규칙은 슈팅 밖으로도 퍼졌습니다. 99명이 동시에 테트리스를 하는 『테트리스 99』(2019)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5』, 『팩맨 99』 같은 후속 사례를 낳았습니다. 카드 게임 『하스스톤』의 "전장" 모드, 레이싱 게임 『포르자 호라이즌 4』의 "일리미네이터" 모드도 배틀로얄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설계 특징: 왜 이렇게 인기를 얻었나
배틀로얄의 성공 요인으로는 다음과 같은 점이 자주 꼽힙니다.
- 모두 같은 출발선: 모든 플레이어가 빈손으로 시작하므로 처음부터 유리한 사람이 없습니다.
- 매판 달라지는 상황: 착지 지점, 아이템, 안전 구역이 무작위라서 매번 다른 판단이 필요합니다.
- 줄어드는 구역이 만드는 긴장: 안전 구역은 넓은 지도에서도 전투가 일어나도록 강제하는 장치입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긴장이 커지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 1등이 아니어도 남는 경험: 우승은 어렵지만, 몇 명을 이겼는지·얼마나 오래 살아남았는지가 작은 성취가 됩니다.
- 보는 재미: 한 판의 이야기가 분명하고 극적인 역전이 자주 일어나 방송과 관전에 잘 맞습니다.
- 무료 모델과 크로스 플랫폼: 포트나이트와 에이펙스 레전드처럼 무료로 시작하고 꾸미기 아이템을 파는 방식이 진입 장벽을 낮췄습니다.
설계하는 쪽에서 보면, 큰 지도와 많은 인원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서버 기술, 그리고 충분한 동시 접속자를 모으는 일이 다른 장르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오늘날의 배틀로얄
현재 배틀로얄 시장은 오래 운영된 몇몇 게임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포트나이트, PUBG와 PUBG 모바일, 에이펙스 레전드, 콜 오브 듀티: 워존, 프리 파이어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게임들은 시즌 단위 업데이트와 배틀 패스, 새 지도와 모드를 꾸준히 더하며 서비스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장르의 규칙은 다른 형태로도 계속 변주되고 있습니다. 많은 인원이 동시에 경쟁해 소수만 남는 구조는 파티 게임, 퍼즐 게임, 카드 게임에서도 쓰입니다. 아이템을 모아 살아서 탈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익스트랙션 슈터"처럼, 배틀로얄의 탐색과 생존 요소를 다른 목표와 결합한 장르도 생겨났습니다.
한 편의 영화에서 이름을 빌려 온 이 장르는 모드 제작자의 실험에서 시작해 몇 년 만에 업계 전체의 흐름을 바꾸었습니다. 배틀로얄의 역사는 커뮤니티가 만든 아이디어가 어떻게 상업 게임의 큰 장르로 자라나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