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시리즈, 핵 앤 슬래시 액션 RPG의 원형
1997년 첫 작품부터 디아블로 IV까지, 블리자드 디아블로 시리즈의 탄생 배경과 게임 방식, 명작으로 평가받는 이유, 지금 시리즈를 즐기는 방법을 정리합니다.
《디아블로》는 어두운 판타지 세계 '성역(Sanctuary)'에서 악마들과 싸우는 액션 롤플레잉 게임 시리즈입니다. 첫 작품은 블리자드 노스가 개발하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배급했으며, 블리자드 노스가 2005년 문을 닫은 뒤에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시리즈를 이어 가고 있습니다.
마우스 클릭으로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쏟아지는 아이템 중 더 좋은 것을 골라 캐릭터를 키우는 방식은 이 시리즈가 널리 알린 형태입니다. 이 글에서는 시리즈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떤 재미를 주는지, 각 작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지금 어떤 작품으로 시작하면 좋은지를 정리합니다.
한눈에 보기
| 항목 | 내용 |
|---|---|
| 출시 | 1997년 1월 (1편, 1996년 12월 말부터 일부 매장 판매) |
| 개발 | 블리자드 노스(1·2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3편 이후) |
| 플랫폼 | Windows, Mac, PlayStation, Xbox, Nintendo Switch, 모바일 등 (작품마다 다름) |
| 장르 | 액션 롤플레잉, 던전 탐험 |
| 본편 | 디아블로, 디아블로 II, 디아블로 III, 디아블로 IV |
블리자드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시리즈 누적 판매량은 약 1억 장에 이릅니다.
탄생 배경
시리즈의 출발점은 데이비드 브레비크입니다. 그는 클립아트 제작 회사에서 함께 일하던 에릭 셰퍼, 맥스 셰퍼 형제와 1993년 '콘도르 게임즈'를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회사의 게임을 콘솔로 옮기는 외주 작업을 주로 했지만, 브레비크는 처음부터 《던전 앤 드래곤》과 '로그라이크' 장르, 특히 《앵밴드》를 섞은 게임을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디아블로'라는 이름은 샌프란시스코 근처 디아블로산 부근에 있던 그의 가족 집에서 따왔습니다.
브레비크는 일반적인 롤플레잉 게임보다 훨씬 빨리 게임에 들어갈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복잡한 캐릭터 설정 대신 정해진 직업 하나만 고르면 바로 시작하게 하고, 쓰러진 몬스터가 떨어뜨리는 아이템의 종류를 크게 늘렸습니다.
1994년 전시회에서 이 기획을 여러 회사에 소개했지만, 롤플레잉 게임은 이제 끝났다는 이유로 대부분 거절당했습니다. 그때 만난 사람이 블리자드의 공동 창업자 앨런 애덤이었고, 두 회사의 인연이 이어져 콘도르는 블리자드 노스가 되었습니다. 블리자드는 1996년 연말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일정을 맞추지 못했고, 게임은 1996년 12월 말부터 매장에 풀리기 시작해 1997년 1월 초에는 널리 판매되었습니다.
게임 방식
시리즈의 기본 틀은 첫 작품에서 거의 완성되었습니다.
- 마을과 던전: 1편의 무대는 트리스트람 마을입니다. 플레이어는 마을 아래 대성당에서 시작해 무작위로 만들어지는 16개 층의 던전을 내려가며, 마지막에는 지옥에서 공포의 군주 디아블로와 맞섭니다.
- 무작위 생성: 던전 구조와 퀘스트 일부가 플레이할 때마다 달라집니다. 같은 게임을 여러 번 해도 매번 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 아이템 수집: 일반 아이템은 흰색, 마법 아이템은 파란색, 고유 아이템은 금색으로 구분됩니다. 더 좋은 옵션이 붙은 장비를 찾는 과정이 게임의 중심 재미입니다.
- 간단한 조작: 이동과 공격은 주로 마우스 클릭으로 하고, 마법은 키보드로 사용합니다.
- 협동 플레이: 최대 4명이 함께할 수 있었고, 블리자드의 온라인 서비스 배틀넷을 통해 인터넷으로 다른 사람과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1편의 직업은 전사, 로그(궁수), 소서러 세 가지였습니다. 이후 작품에서는 직업마다 전용 기술과 장비가 생기고, 기술 트리로 캐릭터를 더 세밀하게 꾸밀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왜 명작인가
《디아블로》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깊이 있는 롤플레잉 요소를 짧고 빠른 액션 안에 담았다는 데 있습니다. 던전에 들어가 몇 번 클릭하면 바로 전투가 시작되고, 몬스터를 쓰러뜨릴 때마다 새 아이템이 나옵니다. "조금만 더 하면 좋은 장비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다음 판으로 이어지게 만듭니다.
판매 성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1편은 1997년 1월 미국 PC Data 월간 판매 순위 1위로 출발했고, 같은 해 11월 무렵 전 세계 판매량이 100만 장을 넘었습니다.
2000년에 나온 《디아블로 II》는 시리즈를 한 단계 더 키웠습니다. 수직으로 내려가는 하나의 던전 대신 사막, 정글, 지옥, 설산 등 여러 지역을 넓게 돌아다니는 구조로 바꾸었고, 문명류 게임에서 영향을 받은 기술 트리를 도입했습니다. 출시 첫날 18만 4천 장, 2주 만에 100만 장이 팔려 당시 기네스 세계 기록에 '가장 빨리 팔린 컴퓨터 게임'으로 올랐습니다. 2000년 한 해 판매량 가운데 미국 밖에서 팔린 비중이 33%였는데, 그중 가장 큰 해외 시장이 한국이었습니다.
시리즈·영향
시리즈의 주요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연도 | 작품 | 특징 |
|---|---|---|
| 1997 | 디아블로 | 트리스트람 아래 던전, 직업 3종 |
| 1997 | 디아블로: 헬파이어 | 외부 개발사의 확장팩, 수도사 추가 |
| 2000 | 디아블로 II | 4막 구성, 직업별 기술 트리 |
| 2001 | 디아블로 II: 파괴의 군주 | 5막 추가 확장팩 |
| 2012 | 디아블로 III | 기술 룬 시스템, 상시 온라인 접속 |
| 2014 | 디아블로 III: 영혼을 거두는 자 | 성전사 추가 확장팩 |
| 2021 | 디아블로 II: 레저렉션 | 2편과 확장팩을 합친 리마스터 |
| 2022 | 디아블로 이모탈 | 넷이즈와 함께 만든 모바일 중심 작품 |
| 2023 | 디아블로 IV | 오픈 월드, 릴리트와의 대결 |
《디아블로 III》는 출시 첫 24시간 동안 350만 장 이상 팔렸지만, 혼자 할 때도 인터넷 접속이 필요한 방식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실제 돈으로 아이템을 사고팔던 '현금 경매장'도 논란 끝에 2014년 3월 문을 닫았습니다. 참고로 한국판에서는 사행성 관련 법 때문에 처음부터 현금 경매장이 빠졌습니다.
《디아블로 IV》는 2023년 6월 5일 출시되어 블리자드 역사상 가장 빨리 팔린 게임이 되었습니다. 첫 확장팩 '증오의 그릇(Vessel of Hatred)'은 2024년 10월에 나왔습니다.
이 시리즈의 영향은 '핵 앤 슬래시'라고 불리는 장르 전반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무작위로 만들어지는 던전, 색깔로 등급을 나눈 아이템, 반복할수록 강해지는 캐릭터라는 구조는 이후 수많은 액션 RPG와 '루터(looter)' 게임이 참고하는 기본 공식이 되었습니다.
지금 즐기는 법
입문할 작품은 원하는 경험에 따라 고르면 됩니다.
- 최신 그래픽과 꾸준한 업데이트: 《디아블로 IV》가 가장 무난합니다. PC와 PlayStation, Xbox에서 즐길 수 있고 시즌마다 새로운 규칙과 보상이 추가됩니다.
- 고전의 맛: 《디아블로 II: 레저렉션》은 원작의 아이템 체계와 밸런스를 그대로 두고 그래픽과 영상만 새로 다듬은 작품입니다. PC, PlayStation, Xbox, Nintendo Switch로 나왔습니다.
- 가볍게 여러 직업 맛보기: 《디아블로 III》는 PC와 Mac은 물론 여러 콘솔과 Nintendo Switch로도 나와 있어 고르기 쉽습니다.
- 휴대폰으로: 《디아블로 이모탈》은 iOS와 안드로이드용으로 나왔습니다.
- 원조 그대로: 1편은 2019년 GOG.com에서 디지털 판으로 다시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작품이든 처음에는 스토리를 따라 한 직업을 끝까지 키워 보고, 그다음 다른 직업이나 더 높은 난이도에 도전하는 방식이 시리즈의 재미를 느끼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