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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A(AOS)의 역사 — 에이언 오브 스트라이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까지

MOBA와 AOS의 뜻,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에이언 오브 스트라이프에서 DotA·리그 오브 레전드·도타 2·모바일 MOBA로 이어진 장르의 역사와 설계 특징을 정리합니다.

#MOBA #AOS #리그 오브 레전드 #도타 #게임 역사

한국에서 "AOS 게임"이라고 부르는 장르가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보통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라고 부릅니다. 두 팀이 각자 영웅 한 명씩을 조종하며 세 갈래 길을 따라 싸우고, 상대 본진의 핵심 건물을 먼저 부수는 팀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도타 2』가 대표적입니다.

이 장르는 처음부터 회사가 기획해 만든 것이 아닙니다.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III의 맵 편집기로 팬들이 만든 커스텀 맵, 이른바 "유즈맵"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 편의 유즈맵이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큰 e스포츠 장르가 되었는지를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MOBA와 AOS는 무엇인가

MOBA는 실시간 전략(RTS) 게임에서 갈라져 나온 하위 장르입니다. 전형적인 경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보통 5명씩 두 팀이 겨룹니다.
  • 각 플레이어는 "영웅" 또는 "챔피언"이라 부르는 강력한 캐릭터 하나만 조종합니다.
  • 양쪽 본진에서 "미니언"이라 부르는 약한 컴퓨터 유닛이 주기적으로 나와 정해진 길(라인)을 따라 상대 진영으로 행진합니다.
  • 길은 보통 위·가운데·아래 세 개이고, 길 사이에는 중립 몬스터가 있는 "정글"이 있습니다.
  • 각 라인에는 자동으로 공격하는 방어 타워가 있습니다.
  • 경험치로 레벨을 올려 기술을 강화하고, 골드로 아이템을 사서 강해집니다.
  • 상대 본진의 핵심 건물(LoL의 넥서스, 도타의 고대 유적)을 먼저 파괴하면 승리합니다.

RTS에서 건물 건설과 유닛 생산을 빼고, 영웅 한 명의 성장과 팀 간 전투에 집중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름은 여러 가지였습니다. 한국에서 널리 쓰인 "AOS"는 장르의 시초로 꼽히는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에이언 오브 스트라이프(Aeon of Strife)』의 머리글자에서 왔습니다. "MOBA"라는 말은 라이엇 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장르를 설명하며 쓰기 시작했습니다. 밸브는 『도타 2』를 "액션 실시간 전략(ARTS)"이라고 불렀고, 블리자드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히어로 브롤러"라고 소개했습니다.

앞선 시도들: 헤르초크 츠바이와 퓨처 캅

MOBA의 먼 조상으로 자주 언급되는 게임은 1989년 메가 드라이브용 『헤르초크 츠바이(Herzog Zwei)』입니다. 두 진영의 플레이어가 각자 지휘 유닛 하나를 직접 조종하며 싸우는 방식이었고, 워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 개발진에게 영감을 준 게임으로도 언급됩니다. 1998년 『퓨처 캅: LAPD』의 "구역 공격(Precinct Assault)" 모드도 자동으로 생성되는 아군 유닛과 함께 싸우는 방식이어서, 정의에 따라서는 초기 MOBA로 보기도 합니다.

기원: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에이언 오브 스트라이프』

1998년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맵 편집 도구 "스타에디트(StarEdit)"를 공개했습니다. 이 도구로 플레이어들은 원래 게임과 전혀 다른 규칙의 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중 "Gunner_4_ever"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닉 타이저론(Nick Taijeron)이 만든 『에이언 오브 스트라이프』가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 맵에서 플레이어는 강력한 영웅 유닛 하나를 조종했고, 방어 타워가 지키는 세 개의 길을 따라 싸웠습니다. 4명의 플레이어가 힘을 합쳐, 처음에는 더 강한 컴퓨터 진영과 맞서는 구조였습니다. 초기 버전의 영웅에게는 특별한 기술이 없었고, 골드로 무기와 방어구를 강화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영웅 하나, 세 갈래 길, 타워, 골드로 하는 강화라는 장르의 뼈대가 이미 여기에 있었습니다.

2000년대: 워크래프트 III와 DotA

2002년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 III: 혼돈의 지배』를 내놓으면서 더 강력한 "월드 에디터"를 함께 제공했습니다. MOBA와 타워 디펜스라는 두 하위 장르가 모두 이 편집기 커뮤니티에서 본격적인 모양을 갖췄습니다.

"Eul"이라는 모더는 에이언 오브 스트라이프를 워크래프트 III로 옮긴 맵을 만들고 『디펜스 오브 디 에인션트(Defense of the Ancients, DotA)』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Eul이 곧 활동을 그만두자 여러 사람이 DotA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맵을 만들었습니다.

2003년 확장팩 『프로즌 쓰론』이 나온 뒤, "Meian"이라는 제작자가 여러 버전의 영웅을 한데 모은 『DotA 올스타즈(DotA Allstars)』를 만들었습니다. 몇 달 뒤 이 맵은 "구인수(Guinsoo)"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스티브 피크(Steve Feak)가 이어받았고, 그의 손에서 장르를 대표하는 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관리권은 "IceFrog(아이스프로그)"에게 넘어갔습니다. IceFrog는 게임의 깊이를 더하는 큰 변화를 이어 갔고, 이 변화는 커뮤니티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DotA는 블리즈컨과 월드 사이버 게임즈(WCG) 같은 대회에서도 종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DotA는 RTS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손이 빠른 사람이 유리한 이른바 "클릭 싸움"보다 팀워크와 협력, 전술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대표작 한눈에 보기

연도게임개발의의
1989헤르초크 츠바이테크노소프트지휘 유닛 하나로 싸우는 선구적 형태
1998년 이후에이언 오브 스트라이프닉 타이저론(스타크래프트 유즈맵)영웅·세 갈래 길·타워의 원형, "AOS"의 어원
2003DotA 올스타즈Meian, 구인수, IceFrog 등장르의 핵심 규칙을 확립한 워크래프트 III 맵
2009리그 오브 레전드라이엇 게임즈무료 모델로 장르를 대중화, MOBA라는 이름 정착
2010히어로즈 오브 뉴어스S2 게임즈DotA 감각을 독립 게임으로 옮김
2013도타 2밸브DotA의 공식 후속작, 디 인터내셔널
2014스마이트하이레즈 스튜디오3인칭 시점 MOBA
2015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블리자드블리자드 캐릭터 총출동, 팀 레벨 공유
2015왕자영요티미 스튜디오(텐센트)모바일 MOBA의 대표작

상업 게임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와 도타 2

2008년 무렵 DotA의 인기는 상업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다만 DotA는 워크래프트 III에 묶여 있었기 때문에, 여러 회사가 "도타 스타일" 게임을 독립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가스 파워드 게임즈의 『데미갓』(2009)이 첫 독립 상업 게임으로 꼽힙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2009)

라이엇 게임즈의 첫 작품 『리그 오브 레전드』는 2009년 10월 27일 북미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초기 디자인에는 DotA 올스타즈를 이끌었던 스티브 피크가 참여했습니다. 처음부터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었고, 챔피언과 스킨 같은 꾸미기 요소를 팔아 수익을 냈습니다. 한국에서는 2011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큰 e스포츠 종목입니다. 지역별 리그를 거쳐 매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 열리며, 2019년 결승은 최고 동시 시청자 4,40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게임을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 『아케인』, 가상 그룹 K/DA의 음악 등 게임 밖의 콘텐츠로도 확장되었습니다.

도타 2(2013)

밸브는 2009년 IceFrog를 영입해 DotA의 후속작 개발을 맡겼습니다. 2010년 『도타 2』를 발표했고, 상표권을 두고 블리자드와 분쟁을 거친 끝에 2012년 합의했습니다. 블리자드는 자체 게임을 따로 만들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으로 출시했습니다.

도타 2는 2013년 7월 스팀으로 정식 출시되었고, 모든 영웅을 처음부터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밸브는 2011년 8월 게임스컴에서 DotA 강팀 16개를 초청해 대회를 열었고, 이것이 매년 열리는 "디 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이 되었습니다. 2013년부터는 게임 안 아이템 판매 수익 일부를 상금에 더하는 방식을 도입해, 2021년 대회 상금은 4,000만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설계 특징: 무엇이 MOBA를 특별하게 만드는가

  1. 한 명의 영웅에 집중: RTS처럼 수많은 유닛을 관리하지 않고 캐릭터 하나를 깊이 다룹니다.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도 기술 사용의 정교함이 실력을 가릅니다.
  2. 판마다 처음부터 성장: 레벨과 아이템이 경기마다 초기화됩니다. 매 경기가 같은 조건에서 출발하므로 경쟁의 공정성이 유지됩니다.
  3. 역할 분담: 라인을 맡는 플레이어, 정글을 도는 플레이어, 동료를 돕는 서포터 등 역할이 나뉘며 팀 조합이 전략의 핵심이 됩니다.
  4. 많은 캐릭터와 상성: 격투 게임처럼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가진 수십~수백 명의 영웅이 있어, 고르는 단계부터 전략이 시작됩니다.
  5. 지도와 시야의 싸움: 정글 몬스터, 타워, 시야 확보를 통한 지도 장악이 승패에 큰 영향을 줍니다.
  6. 무료 플레이와 꾸미기 판매: 대표적인 MOBA는 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꾸미기 요소를 팔아 운영됩니다.

반면 한 경기가 수십 분 걸리고, 팀원 한 명의 이탈이나 비매너가 경기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장르의 오래된 과제로 꼽힙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플레이어 간 비방 문제는 초기부터 지적되었고, 라이엇도 여러 대책을 시도해 왔습니다.

오늘날의 MOBA

2010년대 후반에는 많은 회사가 리그 오브 레전드와 도타 2의 성공을 따라 새 MOBA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EA의 『돈게이트』, 에픽게임즈의 『파라곤』처럼 정식 출시 전후로 서비스를 접은 게임도 많았습니다. 이미 자리 잡은 게임에 플레이어가 몰려 있어, 새 게임이 사람을 모으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성장이 두드러진 곳은 모바일입니다. 텐센트 티미 스튜디오의 『왕자영요』(2015)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해외판 『아레나 오브 발러』로도 출시되었습니다. 2021년에는 포켓몬 시리즈 첫 MOBA인 『포켓몬 유나이트』가 나왔고, 라이엇도 모바일·콘솔용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를 내놓았습니다. 2024년에는 밸브가 3인칭 시점의 새 MOBA 『데드락』을 공개했습니다.

MOBA는 연구 분야에서도 주목받았습니다. OpenAI가 만든 인공지능 "OpenAI Five"는 2019년 제한된 규칙의 도타 2에서 당시 디 인터내셔널 우승팀 OG를 이겼습니다. 많은 변수와 팀 협력이 필요한 MOBA가 인공지능에게도 어려운 과제라는 점을 보여 준 사례입니다.

스타크래프트 유즈맵에서 시작된 작은 실험은 20여 년 만에 수많은 프로 선수와 대형 경기장 대회를 가진 장르가 되었습니다. MOBA의 역사는 플레이어가 만든 콘텐츠가 게임 산업 전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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